김장김치 떨어지는 '김치 춘궁기'… 사과·배·토마토·봄나물 활용 사찰음식 전문가 정관 스님 "연잎 우린 물은 방부제 역할해요" 오늘은 음력으로 3월 12일. 음력 3월은 김장김치가 똑 떨어지는 '김치 춘궁기'이다. 떨어지지 않았더라도 군내 나거나 물러지거나 아니면 김치냉장고에 잘 보관했다 하더라도 겨우내 먹다 질려 김장김치가 싫어지기도 한다. 사찰음식 전문가 정관 스님(백양사 천진암)은 "절에서도 이맘때는 김치가 없는 때"라며 "봄에 나오는 제철 재료로 봄김치를 담가 먹으면 입맛이 살아난다"고 했다. 정관 스님은 지난 21일 서울 인사동 '뮤지엄 김치간'에서 사찰식 봄김치 담그는 법을 소개했다. 요새 한창인 토마토와 함께 사과, 배 등 각종 과일로 담근 김치는 샐러드처럼 산뜻했다. 너무 맵지 않고 단맛이 있어서 아이나 외국인이 먹기에도 알맞다. "곧 제철을 맞는 참외나 수박으로 김치를 담가도 예상외로 맛있어요. 수박으로 담글 때는 흰 부분을 양념에 버무린 다음, 빨간 속은 갈아서 얹어 드세요. 갓 수확한 토마토는 껍질이 얇아 그대로 써도 되지만, 배나 사과는 겨울을 지내면서 껍질이 두꺼워져 식감이 떨어지니 벗겨 사용하시고요."
정관 스님이 봄김치 담그는 데 쓸 토마토를 자르고 있다. 절인 배추에 요즘 한창인 토마토로 김칫소를 만들어 넣으니 한결 신선한 맛의 김치가 됐다(큰 사진).토마토와 사과, 배로 담근 김치(아래 작은 사진). 가볍고 산뜻하니 봄 느낌 물씬하다. 정관 스님은 "곧 제철 맞는 참외나 수박으로 담가도 맛나다"고 했다. /풀무원
일반 배추김치도 토마토로 만든 김칫소를 넣어주니 봄 느낌이 살아났다. "김장김치 하듯 소를 만들면 양념이 너무 무겁고 진하고 텁텁해서 봄에 맞지 않아요. 토마토를 넣어주면 맛이 가벼워지죠."
사각사각 씹는 맛이 산뜻한 돌나물로는 물김치를 담그면 맛있다. 돌나물 외에도 봄에 나오는 다양한 햇나물로도 물김치를 담글 수 있다. "취나물이나 제피(초피·운향과 낙엽 활엽 관목 잎)잎으로 물김치를 담그면 향긋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어요."
정관 스님은 김치를 오랫동안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사찰음식 비법도 알려줬다. "김칫소를 버무릴 때 연잎 우린 물을 넣어보세요. 천연 방부제 역할을 하면서 오래도록 쉬거나 물러지지 않아요. 절에서는 젓갈을 쓰지 못하죠. 그래서 메주콩을 갈아 넣어 단백질을 보충해줍니다. 그냥 넣으면 비리니까 살짝 데쳐서 사용하죠. 젓갈 대신 집간장을 조금 넣어도 감칠맛이 더해져 김치가 훨씬 맛있죠."
[입맛 살리는 봄김치 만드는 법]
● 과일·토마토 김치
사과 10개, 토마토 20개, 절임 배추 2통, 대추 10알, 깐 밤 10알, 깐 은행 5개, 생강 3쪽, 찹쌀죽 3컵, 연잎 달인 물 4컵, 빨간 피망 5개, 오이 1개, 천일염 1컵, 집간장 ½컵, 고춧가루 1컵, 오미자·복분자청 ½컵씩
1. 사과 껍질을 벗기고 가로세로 1㎝ 크기로 썬다. 토마토는 가로세로 1㎝ 크기로 썰어 소금물에 담근다. 절임 배추는 한입 크기로 잘라 오미자청에 버무린다. 대추·은행·밤은 편 썬다.
2. 찹쌀죽에 연잎 달인 물과 복분자청을 넣어 고춧가루를 불린다.
3. 피망과 생강을 믹서기에 간다.
4. 모든 재료를 양푼에 살살 버무린다.
● 토마토 속 배추김치
절인 배추 5통, 무 2개, 방울토마토 1㎏, 재래종 갓 ½단, 생강 500g, 고춧가루 5컵, 집간장 1컵, 천일염 10컵, 찹쌀죽 5컵, 연잎 달인 물 4컵, 복분자청 1컵, 청각 300g, 메주콩 ½컵
1. 방울토마토 꼭지를 떼고 믹서기에 간다. 갓은 2~3㎝ 크기로 썬다. 생강과 무는 절반씩만 강판에 간다. 청각은 잘게 다진다. 무는 큼직하게 썰어 소금, 고춧가루에 버무린다.
2. 메주콩을 1시간 정도 물에 불려 살짝 삶아 간다.
3. 찹쌀죽에 갖은 양념을 넣고 마지막에 복분자청, 연잎 달인 물, 2의 갓을 넣고 김칫소를 만든다.
4. 배추 속잎까지 양념을 고루 바르고 겉잎으로 감싼다.
● 돌나물 비트 물김치
돌나물 300g, 무 ¼개, 마른 희나리고추 15g, 비트 50g, 보릿가루 1컵, 천일염 3큰술, 오미자 청 5큰술, 집간장 2큰술, 복분자청 2큰술
1. 돌나물을 씻어 소쿠리에 받친다. 무는 채 썰어 복분자청과 소금에 살짝 절인다. 마른 희나리고추는 믹서기에 갈아 체에 내린다. 비트는 납작 썬다.
2. 보릿가루에 물을 4배 붓고 되직하게 풀을 끓여 식힌다.
3. 2의 풀에 오미자청, 집간장, 비트, 절인 무, 천일염으로 김칫국물을 만들어 돌나물에 붓는다.
출처 : 조선일보 김성윤 음식전문기자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4/27/2018042700211.html)
|